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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이야기

2019년 09월 08일(일) 17:09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김 중 위 - 칼럼니스트·前) 환경부장관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어느 한가한 일요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 뜬금없이 스피노자는 왜 하필이면 “나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에는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에 동양의 철학자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떤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꽤나 궁금한 채로 아침의 고요한 시간을 고소하게 씹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 말하나 마나지 하는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서양 사람이야 사과밖에 더 알겠어? 인간이 탄생하고 난 뒤 그 조상이 되기까지에는 사과를 먹고서야 비로소 가능하였다고 믿는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사과만 먹지 않았어도 아담과 이브는 인간이 되기는 애시 당초 그른 존재가 아니었던가?
만유인력(萬有引力)인가 하는 것도 사과가 아니고서는 발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바로 서양 사람이니 스피노자도 사과나무 심을 생각밖에는 다른 어떤 아이디어도 없었을 거라는 내 나름대로의 오기 섞인 생각이 꿈틀거렸던 것이다.
사과는 서양문화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파리스의 황금의 사과>와 <빌헬름 텔의 사과>와 <세잔의 사과>라는 말까지 이어 내려오고 있을까 싶은 심정이다.
위에서 말한 <이브의 사과>와 <뉴턴의 사과>까지를 합치면 무려 5개의 사과가 서양역사와 문화를 한마디로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 이상한 질투심을 유발하고 있어 하는 얘기다.
왜 동양에는 동양문화를 꿰뚫어 설명할 수 있는 어떤 상징하나 없나싶은 생각 때문이다.
나라도 하나쯤 만들어 내면 어떨까 하는 웃기는 생각에 일요일 아침의 이불속이 그지없이 풍요로웠다.
아담과 이브가 인류의 조상이 되기 위해서는 사과를 먹어야 했듯이 단군이 우리의 조상이 되기까지에는 마늘을 먹어야 하는 곰이 있었으니 마늘을 우리문화의 상징으로 삼으면 어떨까? 아니면 우리나라의 민족문화가 곰이라고 하는 토템을 통해 형성된 토템이즘(totemism)문화라고 한다면 우리의 문화를 <곰의 문화>라 칭한다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의 역사속에서 신들의 질투가 인간의 질투로 투영되어 신과 인간이 하나로 뒤엉켜 전쟁을 수행하는 트로이의 목마를 찾아 내는 작업은 아무리 노력해도 짧은 지식으로는 잘 찾아지지가 않았다.
이불속 깊은 곳에서 알렉산더와 같은 광개토대왕을 통해 헬레니즘과 같은 고구려 문화를 발굴해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서야 비로소 또 다른 상징물을 찾아 나섰다.
고려는 불교국가요 조선은 유교국가였으니 그 문화 또한 크게 갈릴 수밖에 없을 터인데 어떤 공통성이 없을까를 생각하다 보니까 호랑이가 머리에 떠올랐다.
호랑이를 상징화 하면 어떨까? 말하자면 <범의 문화>라고 말이다.
우리나라 절에 가보면 가끔씩은 산신각에 호랑이 상을 조각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또 조선시대 민화를 보면 아주 인자한 바보같은 모습의 호랑이 그림이 주종을 이루는 것을 본다.
이를 통해 호랑이는 비록 곰과 겨루어 인간이 되는데 실패하기는 하였지만 인간과는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설화를 통해 보더라도 고려태조 왕건과 관련된 호랑이 얘기는 꽤나 유명하다.
왕건이 젊었을 때 친구들과 사냥을 갔다가 비를 만나 어떤 굴에 들어갔다. 한참 있다가
별안간에 어떤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으르렁거리자 굴속의 청년들은 입고 있던 옷을 던져 호랑이가 물어가는 옷주인이 호랑이를 상대하기로 하였다.
그러자 호랑이는 왕건의 옷을 물었다.
왕건이 할수 없이 굴밖으로 나오는 순간 굴이 묺어져 왕건만 살았다는 얘기를 보면 호랑이는 영특한 짐승으로 꼭 필요한 사람은 반드시 보호해 준다는 토템사상을 우리조상들은 가졌던 모양이다.
불교에서는 우리나라 산신신앙을 받아드려 호랑이를 산신으로 모시고 있고 유교에서는 호랑이가 효도하는 사람에게는 그지없는 보호자로 묘사되고 있는 것만 해도 그렇다.
그러다가 그만 어제저녁에 친구들과 함께 먹은 <워리>가 문득 떠 올랐다.
워리 또한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상징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존재로 미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이브의 사과>처럼 <워리>는 한국천주교가 박해 받고 있을 즈음에 한국천주교가 숨을 쉬도록 지켜준 존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박해받던 조선의 천주교도들은 산속으로 산속으로 워리를 데리고 들어갔다.
몇집씩 집단부락을 이루면서 워리를 키웠다.
포졸과 같은 낯선 사람이 오는가를 망봐주는 역할은 물론 아기들의 오물을 치워 주거나 주인이 먹다 버린 음식물 찌꺼기도 몽땅 먹어치워 버리기도 하면서 충성을 다한다.
어쩌다 주인이 영양실조로 몸저 누어버릴 때에는 보양식으로도 제공된다.
그렇게 해서 한국천주교는 살아남았다.
동양에 있어 워리는 충성의 상징이다.
하여 충견이나 의견 또는 견마지로(犬馬之勞)라는 말을 흔히 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지명에 오수리(獒樹里)라는 마을까지 있을까!
서양에는 충성이라는 개념이 어떤 사과에도 들어있지 않다.
<빌헬름 텔의 사과>는 독재에 항거하는 민중의 저항권사상의 표현이지 충성심이나 자식사랑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동양에서도 서양이 지녔던 저항권사상을 서양보다도 더 오래전부터 지니고 있었지만 사과와 같은 매개체를 활용해서 설명해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세잔의 사과>라는 말이 생기게 된 것도 세잔이 현대회화의 아버지라고 불리우게 된 연유가 그의 정물화인 사과그림 때문이 아닐까 싶다.
색채나 빛이나 원근법에 구애 받음이 없는 구도중심의 그림을 시도함으로써 입체파의 조상이 되었다 하여 현대회화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모양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름을 알 수없는 사람의 <맹견도>가 최초의 서양화라고 한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사람같지 않은 사람을 두고 개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개에게도 오륜(五倫)이 있는 가축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보면 워리를 여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민족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워리의 문화>라고 해도 괜찮을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에는 아무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같다.
너무 어거지다. 그렇다면 <곰의 문화>와 <범의 문화>만 남는다.
서양에서처럼 사과 하나를 가지고 헬레니즘문화네 근대과학이네 근대 정치사상이네 현대회화네 하면서 설명할 수 있는 역사를 우리는 갖지 못하고 있지만 영특하게 느껴지는 범보다는 느리지만 끈질기면서도 지혜로운 곰을 상징으로 삼아 <곰의 문화>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는 스스로의 결론에 도달하면서도 여전히 불만은 남는다.
사과 같은 서양문화의 상징물을 갖지 못한 더 근본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하고 말이다.
동양사람들의 상상력 부족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특히 문인들의 상상력 말이다.
서양문인들의 상상적 창조물이 사과가 아닌가 해서다.
무슨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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