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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탐방<12> 봉황이 감싸 안은 서동리 거리실 마을

봉화문화연구회 박대훈

2018년 07월 29일(일) 18:57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봉강동천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거리실마을 전경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소부쟁기 운전은 이렇게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춘양산림과학고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1km쯤 산골로 들어가다 보면 길이 살짝 굽은 바로 그곳에 큼지막한 검은 바위가 버티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둥들바우’라고 하는 그 바위다. 바위 위 중간쯤엔 한자는 됨직한 꽤 오래된 소나무가 바위틈새에 뿌리를 박고 이 가뭄에도 싱싱히 살아 있다. 물 한 방울 없을 것 같은데 새삼 생명력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길가 쪽에 鳳崗洞天(봉강동천)이라고 초서로 쓰여 있다.
뒷산이 봉황이 날개를 펼친 듯 감싸 안고 있다는 말이다.
동천이란 하늘에 신선들이 사는 마을을 뜻하는 것으로 글께나 한 옛 선비들이 자기들 마을이 신선이 살 만큼 아름다운 곳이란 걸 자랑하기 위해서 마을 어귀에 쓴 것으로 마을이 가까이 있음을 알리는 글귀이기도 하다. 그 옆면엔 다음과 같은 글이 해설문처럼 곁 들여 있다.

今我重刻 지금 내가 거듭 새겨서
更新古逆 옛 자취를 다시 새롭게 하였다
姜山亭 강산정
鳳岡一區 봉강의 한 구역은
千古生色 천고에 빛이 난다.
權春山 권춘산
壬寅仲春 임인년(1962) 가운데 봄에

거기서 다시 1km쯤 골 안으로 들어가자 잘록 허리 같은 지형을 늙은 느티나무들이 막고 섰고 그 안으로 마을이 보였다. 거곡이란 말답게 골짜기가 꽤 커 보인다. 마을은 봉황이 양 날개를 펼친 듯 산들이 마을을 안고 있고, 집들은 양 날개 쪽에 모여 오른쪽은 양지마, 왼쪽은 음지마라고 불렀다. 그 가운데를 먹고 살만한 논밭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를 거곡 또는, 큰골이라고도 하지만 거리실(巨里室)이라고 택시 기사도 담방 알아들을 만큼 제일 많이 부르는 이름 이라고 한다. 모두 18가구인데 귀농인이 4가구라 한다. 마을 앞 느티나무들은 당 숲인데 70년대 철거 후 당제는 안 지낸다.
음지마 쪽에 살고 있는 권춘산의 장남 권문환(76)씨는 부친의 정리되지 않은 문집을 내 보였다. 거기에 ‘봉강동천고적중각기(鳳崗洞天古跡重刻記)’가 실려 있었다.
“연대와 이름이 없으므로 어느 연대 어느 분이 남긴 것인지 알지 못하나 산중에 살면서 뜻을 품은 선비였을 것이다. 바람에 깎기고 비에 씻기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것을 어찌 보고만 있겠는가? 하여서 다시 새기고 이름과 연월을 새기니 처음에 새긴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하였다.
1962년 봄 중각을 한 춘산 권상조(春山 權相祚)는 음지마에 살고, 산정 강인흠(山亭 姜仁欽)은 양지마에 살았으나 나이 차이가 있어 친구 사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권문환씨는 혼자 살고 있었다.
농사도 혼자 짓는다. 밭갈이도 소부쟁기라는 것으로 두 번씩만 하면 소 쟁기 끄는 정도는 된다며 자세를 취해 보였다.
부인과 떨어져 산 지가 20년이 되어 가는데, 그때 울산 큰며느리가 두 살배기 막내손자를 두고 죽는 바람에 아내가 그것들 돌봐주러 갔다가 별거한 것이 거기서 집을 따로 얻어 눌러 살고 있다고, 떨어져 산 지가 오래 되어서 그런지 이젠 따로 사는 것이 편하다. 고 한다. 눈에서 멀면 마음에서도 멀다더니 그게 그런가 보다.
그는 양지마 큰형 집에 살다 20살에 재 넘어 한 살 더 많은 당골 처녀와 결혼하여 2년 후에 지금의 자리에 집을 지어 나와 살며 아들 넷을 낳고 담배농사를 10년을 했는데 그때 골병들었다. 담배농사를 셋집이 했었는데, 담배 찌느라 오리가 넘는 재 넘어 부채뜰까지 가서 나무를 지게로 해 날랐는데, 잡곡밥도 못 먹던 시절 나무 해 대느라 죽을 뻔 했다. 지금은 썩어나는 게 나무다. 그때 부역은 왜 그렇게 많았는지, 봄가을로 도로부역을 애당까지 점심 싸가지고 가서 했는데, 몫이 정해져 있어 안가고 배기지를 못했다. 나같이 고생한 사람 없다는 그의 얼굴에 회한이 스친다. 일어서려는데 손님한테 아무것도 줄게 없다며 사탕 한줌을 억지로 안긴다.
이 마을에서 연세가 제일 높다는 양지마 회관 앞 화계댁(박귀정·87)씨를 자택에서 만났다. 나이보다 정정해 보이신다. “전부 다 젊다하니 큰일이제” 하시지만 듣기 싫다는 표정은 아니시다. 처마 끝에는 음료로 끓여 먹을 거라며 느릅나무 껍질을 달아 말리고 있다.
안정면 동촌에서 왔는데 어찌 동촌댁이 아니고 장수면 화계댁이 됐는지 모른다고 한다. 24세에 중매해서 이리로 왔는데 부친이 먼저 와서 돌아보시고 소쿠리 터, 피난 터라고 살만하다고 하셨단다. 내야 뭘 아나 보낸 대로 왔제, 3대3 육남매를 뒀는데 바깥어른은 벌써 돌아가셨고, 아이들은 전부 나가있어 혼자 사니 편하시단다. 이 동네는 각성바지가 산다. 권씨네가 여러 집이고, 경주김씨네도 좀 있고, 귀농자들도 잘 한다. 동네서 잘 받아주니까, 시어른들이 드세서 명절 때 고생했다는 할머니는 그래도 지금이 편하고 좋다고 하신다. 할머니 말씀처럼 춘양장이 2km의 거리고 물산이 풍부한 양지바른 동네를 그의 부친은 살만한 곳으로 봤을 것이다.

봉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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