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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탐·방 (40)특별한 것 없어도 특별한 마을 ‘법전면 척곡리 재챙이’

2019년 03월 24일(일) 15:46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봉화문화연구회 강 필 구

↑↑ 재챙이 마을 전경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새로 단장해 깔끔한 자천동 우물.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재챙이 마을 헛간에 걸려있는 멍석과 봉태기가 정겹다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우리 마을처럼 평범한 마을은 없을 거야. 그야말로 전형적인 법전의 전통마을. 변화 없고 발전도 없고. 그러나 인정만은 아직까지 잘 지켜오는 마을로 변함이 없어.”
평범하다는 말은 우리의 고유한 전통과 삶의 여유가 잘 지켜져서 예로부터 충(忠)과 예(禮) 그리고 효(孝)를 마을정신으로 삼아 마을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해가는 것이 여느 마을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당연하고 아름답던 우리의 옛 풍습이 남아있고 지켜지는 것들이 특별해졌다.
마을의 제일 뒤편 아늑한 산으로 둘러싸인 정겨운 전형적인 시골집 툇마루에서 만난 이규창(82세)씨의 마을 자랑이다.
이미 4대를 사신 어른은 가학(家學)으로 이은 한학의 수준이 경지에 이르렀고, 한시 짓기와 주역과 사서에도 능통하고 역사에도 조예가 깊다.
법전면 척곡2리 자천동(紫泉洞)은 ‘재챙이’로 불린다.
자천동은 법전면 소재지에서 법전천을 따라 내려간다.
관터 입구까지 3㎞를 내려가면 길이 끊어지고 달밭삼거리에 이른다. 달밭의 형상을 보면 모든 자연스러운 기운흐름이 이곳에서 맺히는 듯 느껴진다.
여기서 왼쪽으로 삼의실 길을 따라 몇 굽이 마을길을 돌아 꽤 널찍하게 펼쳐지는 논을 낀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면 삼의실 마을은 오른쪽, 재챙이 마을은 왼쪽으로 산등성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누는 갈림길을 만난다.
이 두 마을은 본래 한 마을로 ‘삼의실’이다. 마을 앞들이 제법 넓고 토질이 좋고 물이 풍부하여 벼 재배에 적합하고 정남향의 햇살이 종일 벼를 살찌우는 풍족한 마을이다. 그런데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바람구멍조차 없는 분지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경사로 위로부터 물을 아래로 자연스레 흐르는 논들은 기름진 들판을 이루었다.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분쟁으로 치열했던 삼국시대에는 이곳이 자생적 군대주둔 요충지로 둔전을 했던 곳이고, 곡식을 수확하여 저장했던 창고가 있던 곳을 ‘재창(在倉)이라 했고, 후에 점차 재챙이로 불리어졌다.
이규창씨는 “재챙이라는 말은 하대를 받는 느낌이어서 고민했는데, 마침 붉은 바위 사이에서 맛있고 맑은 샘이 솟아 ‘자천(紫泉)’이라하고 마을이름도 ‘자천동’이라 바꾸었지.”라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재챙이’로 부른다. 마을은 앞과 뒤로 새 길이 났는데, 좁은 농로가 생겨서 오지를 해결하기는 했어도 여전히 외부와는 소통이 어려운 외로운 분지다.
특별한 볼거리와 관심거리가 없어서 마을자랑을 부탁했다.
팔순이 넘은 노부부는 봄을 맞아 소거름을 나르느라 힘든데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여유롭다. 굽은 허리가 안타까운데 가까스로 시간을 주신 대답은 “우리 마을은 평범하지만 옛 정서를 잘 지켜내는 곳이지. 한 사람도 서로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 이웃이 없어. 특히 노인들에 대한 배려가 따뜻해서 모두의 어른이고 모두의 자식이야.”
이러기가 쉬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일까? 하는 마음에 다시 묻는다.
“경비는 어떻게 마련하여 쓰나요?”
“마을 청년들을 중심으로 일을 해주고 모은 품삯을 공동경비로 비축하여 쓴다. 하니 요즘 세상에 보기드믄 일이다. 그래서 그런가 동네 자랑이 늘어지셨다. 지독한 오지로 오랜 세월을 고립되었다가 살기 좋은 동네로 바뀐 마을은 11가구가 오순도순 의지하고 산다. 손이 아쉬운 곳은 손을 빌려주고 물질이 아쉬운 곳은 물질로 도와준다.
이규창씨는 “우리 마을은 어려운 형편에도 모두 아이들 교육은 힘닿는 데까지 시켰지. 마을의 분위기와 자손들이 잘 되는 것이 서로가 잘 되는 것을 희망으로 안고 도와준 덕분이지.” 하신다.
재챙이 마을은 전에는 17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서로 서운함도 다툼도 없는 좋은 마을이었어도 차츰 마을을 떠나고 젊은이들은 돌아오지 않아서 한적한 마을이 되었다.
여전히 봄을 맞은 들녘은 푸른빛으로 일렁인다. 먼데 감의산과 청량산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한 날에 툇마루에 앉아서 내다보는 재챙이는 요즈음 난리피우는 미세먼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출한 자랑은 없어도 충, 효, 예를 알고 실천하는 소중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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