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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 살았을까?

2019년 07월 28일(일) 13:47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박하식- 소설가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오늘은 영동선(嶺東線)을 타자는 흰장갑의 연락이 왔다. 기차를 타자는 소리는 필연으로 들렸다. 그때 우리는 심심하면 영동선을 탔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른다. 철암, 황지, 장성, 도계 탄전지대를 그냥 돌아오는 것이다.
춘양, 임기, 분천, 현동역 토장에는 춘양목 도벌목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탄전지대 역두에는 무연탄 더미가 태산처럼 쌓여있다.
우리 일행은 검은장갑을 포함해 모두 6명이었다.
그날은 일월산 공군 미사일기지 설치로 새마을호가 정차하는 임기역에서 내렸다.
임기에는 낙동강 상류가 흘렀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살던 그때는 낙동강 물에 메기, 꺾치, 텅거리, 꾸구리, 은어, 뱀장어가 무진장으로 있었다. 임기를 가는 것은 물고기 천엽을 해 매운탕으로 강변에서 술판을 벌리거나, 아니면 황장군암소갈비집으로 가는 것이었다. 황장군은 예천 출신으로 경상북도 시군장사 씨름대회에서 황소를 여러 마리 딴 사람이다. 힘이 장사다.
그런 그가 임기리에서 ‘황장군암소갈비집’을 했다. 영동선에서 임기 ‘황장군암소갈비집’ 하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았다. 황장군은 우리 일행을 맞으며 반가워했다.
“흰장갑 형님! 오셨습니까?”
“응 그래, 잘 있었나!” 황장군은 흰장갑 보다 나이가 한 살 더 많은데 흰장갑을 꼭 형님으로 모셨다.
“오늘은 여러분이시네요.”, “오다보니 그렇게 됐군.”, “식당은 복잡하기도 하니 길 건너 우리 집 사랑채에 가 계시면, 식사가 나오기 전에 등심고기와 술부터 올릴게요.”, “늘 신세만 져서 미안하군.” 우리 일행은 황장군의 사랑채로 갔다. 곧 이어 등심구이와 안동소주부터 나왔다. 우리는 서로 마주앉아서 잔을 주고받으며 정담을 나누며 맛있게 먹었다. 1차로 나온 것을 게눈감추듯 하고 2차로 나온 것을 먹고 있을 때였다.
“씨발, 빨리 나와라! 내 오늘 흰장갑을 죽일 것이다!” 벽력같은 소리를 지르며 문이 펄쩍 열렸다.
깜짝 놀란 우리는 일시에 시선을 문 쪽으로 돌렸다. 황장군이 지게막대기 끝에 고기를 자르는 식칼자루를 고무줄로 꽁꽁 묶어들고 서 있었다. 시퍼런 칼날이 번쩍 빛났다.
“흰장갑 개새끼, 빨리나와라!”, “……”, “남의 등쳐먹고 사는 개 같은 놈, 너는 오늘 황장군 손에 제삿날이다.”, “……”, “남의 등쳐먹고 사는, 여기 있는 새끼들은 오늘 다 죽일 것이다.”
나는 여차하면 튈 요량부터 했다. 마침 내가 앉은 자리는 뒷문이 있고 문을 열면 뒷산으로 튀면 되는 것이다. 칼날이 또 한 번 번쩍했다. 모두가 꼼작 못하고 가슴을 조이며 칼날과 흰장갑에게로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침묵 속에 시간이 흘렀다. 흰장갑이 일어서면서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황장군의 소원이라면 내 오늘 너 손에 죽어주마. 찌르기 좋게 웃옷을 벗으마.” 흰장갑이 웃옷을 벗고 조용히 한발 두발 문 앞으로 걸어 나갔다.
칼 앞에 닿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쿡 찌르면 그만이다. 나는 눈을 꼭 감았다가 떴다. 황장군이 칼을 묶은 막대기를 버리고 뒷산으로 도망을 치는 것이었다.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고 있던 우리일행은 한숨을 돌렸다.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였다. 나는 흰장갑에게 조용히 물었다.
“형! 옷을 벗고 나가면 더 잘 찔릴 텐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어?”, “야, 이 바보야! 내가 옷을 벗은 것은 시간을 끌기 위한 작전이야. 첫째는 황장군이 술이 취했나. 안 취했나 확인을 하고, 둘째는 황장군이 나를 꼭 죽일 것인가. 죽이려면 칼자루를 손에 쥐고 달려올 터인데, 지게막대기 끝에 매가지고 온 것은 겁을 주기위한 것이란 판단이 선 것이다. 그래서 ‘찔러라!’하고 나가니 놈이 도망을 친 것이다. 놈이 내 기를 죽이기 위해 내 간을 본 것이라.”했다.
그래서 “흰장갑은 판단력이 좋고 간이 커서 남의 우두머리 소리를 듣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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