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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다스리는 곳, 「어풍대(御風臺)」- 봉화의 바위글씨 순례 5

2020년 12월 27일(일) 19:50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어풍대 전경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배 용 호 - 前 봉화고 교장
「어풍대(御風臺)」는 바람을 제어하는 대, 즉 ‘바람을 다스리는 곳’이란 뜻이다.
이곳 어풍대는 팔방으로 거칠 것이 없어 어느 방향에서도 바람이 잘 오고 가는, 이를 태면 ‘바람 전망대’ 같은 곳이어서 사통팔달(四通八達) 어느 곳으로 부는 바람이든 통제하기 좋은 곳이라는 말이다. 도가(道家)를 바탕으로 하자면 “도술로 바람을 지시하는 곳” 쯤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 사상에서 출발한 것이니만큼 당연히 중국에도 어풍대가 있다. 중국의 어풍대는 노자로부터 도가를 계승한 열자(列子)의 고향 광동성(廣東省) 광주(廣州) 광주에 있다. 이곳에 의하면, “어풍대는 바람을 모시는 곳이고, 신선이 가끔 내려와 바람을 타고 산천을 주유(周遊)한다”고 한다. 그 신선은 열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하여간 “열자가 바람을 타고 다니다가 15일 만에 돌아오니 시원해서 좋더라” 하는 글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어풍대는 신선, 즉 열자가 바람을 타고 다니는 곳에 붙여진 지명으로 우리나라의 어풍대도 이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 글자가 많이 훼손된 御風臺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군데군데 총탄자국이 있다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어풍대는 고지도에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지역의 대표적인 명승지이다. 어떤 곳에서는 어(御)에 주목하여 임금과 관련된 전설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이는 길들일 ‘御’자로 봐야 한다. 대부분은 ‘바람을 쐬고 풍광을 구경하기에 좋은 곳’에 위치하여 있기 때문이다. 상주 어풍대가 그렇고, 울산의 어풍대가 그렇다. 이곳 법전면 소천리 조래마을 앞 어풍대에도 「부족국가 시절, 소라왕이 싸움에 패한 후 쫓겨가던 길에 이곳에서 바람을 잠깐 쐬고 갔다」는 전설이 만들어져 있기는 하나 패전 왕이 여유를 즐길만한 곳으로는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산수문화는 조선 후기에 많이 발달했으며, 전문가들은 이 글씨가 1900년경 새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풀리지 않은 의문은 총탄자국 같은 흔적이 여러 곳에 빼곡하다는 점이다.
하여간 조래마을 어풍대는 운곡천 개울가에 위치하며 바위와 절벽, 노송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 행인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곳이기는 하다. 경암 이한응은 이곳을 춘양구곡 제3곡으로 지정하여 ‘풍대(風臺)’라는 이름을 붙여 두었다.

홈페이지 관리자 기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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