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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의 숨은 속살 관터계곡을 가다

2021년 09월 12일(일) 19:33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강필구-봉화문화연구회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가을은 새벽 잠자리에 두꺼운 이불이 생각나며 찾아온다. 입추가 지나며 들리기 시작한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잠을 설치게 한다.
오늘은 봉화문화연구회에서 법전면의 관터계곡에 대한 탐방을 하기로 한 날이다.
본 연구회는 봉화의 문화와 지리를 탐방하며 고장을 연구해 보려는 향토사랑파 들의 모임이다. 감추어둔 봉화의 속살을 들여다본다는 기대심이 초례청에 들어선 새신랑의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마침 며칠 흐리던 날씨도 쾌청하다. 관터계곡은 삼국시대 때 고구려와 신라의 접경지역으로 군사 주둔지였고 둔전屯田을 했던 곳이라 전해진다.
문수산 아래 갈방산이 한 갈래 힘찬 기운을 법전으로 보내면서 갈방산에서 발원한 서쪽과 동쪽의 물줄기가 법전면소재지에서 만나 태극을 만들고 돌아서 음양의 이치를 구하더니, 반 십리를 더 흘러 관터입구인 달밭에 닿는다.
풍수는 산과 물의 어우러짐으로 기운을 생성하고 유지하고 전달한다. 며칠 전 내린 비가 세찬 물줄기를 이루고 물살은 깊다.
계곡 입구에서 부터 일행들은 아예 신발을 신고 물을 건너기로 작정했다. 이렇게 계곡의 초입에서 끝자락에 있는 폭포까지는 2㎞ 남짓이라는데, 이런 계곡물을 네 번이나 건너야 한단다.
관터계곡은 왼쪽이 감의봉이고 오른쪽은 백운봉이 우뚝 솟아있고 그 사이로 물줄기가 자근자근 대지를 쓰다듬고 아래로 내려간다.
물살은 급하다. 가을장마 중이라 아직은 약간 탁류이지만 시원하게 요동치는 맥박을 느낄 수 있다. 첫 구비를 돌고 다시 도는 물길에서 회원들은 야! 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직 여름의 기운이 남은 우거진 정글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생각에 오늘 대단한 일을 한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앞선 사람이 낫으로 길을 헤치고 서로 손을 잡아 길을 인도하며 새로운 풍광에 넋을 잃는다. 두 번째 구비에서부터 전화기가 무용지물이 된다. 몇 구비를 돌면서도 계속 물길 따라 오솔길이 이어지고 건너편 산기슭은 깎아지른 암벽으로 겨우 40여 미터 남짓의 협곡 탓에 건너편 돌출된 바위가 손에 잡힐 듯 이끼의 자태까지 선명하다.
오솔길은 겨우 길의 흔적을 찾아 이리저리 작대기로 풀을 헤친다. 길을 찾는 수고만 없다면 기암절벽과 버섯과 각종 풀꽃들을 완상할 수 있으리라.
계곡의 물을 세 번째 건너면서는 헤치는 나뭇잎 사이로 다래열매들이 풍년인양 조롱조롱 매달려있다.
아직은 설익었지만 저절로 손이 간다. 인적 없는 오지는 그야말로 별천지다.
계곡을 건널 때마다 회원들은 탄성을 연발하고 용솟음치는 물과 어우러진 산 그림자, 흐르는 물을 보고 손짓하는 나무들을 사진으로 담는다. 이런 비경을 바깥의 오염된 발길을 거부하고자 법계구곡을 경영하신 해은海隱선생이 그랬는지 설해목이 군데군데 가로질러 외부의 침입자를 막았지만 밑으로 빠지고, 위로 타넘고, 그 정도에 포기할 우리가 아니다.
오히려 숲과 바위와 물보라로 형성된 관터의 비경이 우리를 품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몇 곳에는 오래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과 물을 막아 논물을 대던 돌로 쌓은 축대들, 수 십 년 전에 금 빻던 시멘트시설과 다락 논이었을 흔적들, 생존을 위한 화전민들의 억척스럽고 고단했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그 파편들을 따라 그때의 사람들의 모습을 회상하며 세속의 짐을 풀고 전화마저 쓸데없는 무상의 여유를 즐긴다.
우리는 잠시 옛날 국민학생들의 소풍장소였을 것 같은 너럭바위에 둘러 앉아 휴식을 하며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옆에는 어느 무모한 초보농군이 비닐하우스를 짓고 옛 화전민이 버리고 간 땅을 개간하고자 한 것 같은데, 첫 삽도 못 뜨고 달아나 혼자 남은 포크레인만 애꿎게 녹슬고 있다.
지금부터는 물길이 더 빨라지고 물길을 따라가는 산길이 가파르다.
군데군데 산돼지들의 흔적에 긴장하며 발걸음에 실수가 없도록 조심한다. 걸음마다 어우러진 자연과 물굽이에 경탄한다. 이 곳을 관기동천이라는 말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참에 바위글씨라도 찾았으면 좋겠다.
출발하면서 “법계구곡이 있으니 이번에 우리도 관터구곡을 경영해보자”라는 의견도 나왔는데, 동천 안에 구곡을 넣어야 할지, 구곡 안에 동천을 넣어야 할지, 그것부터 머리가 아프다. 전부가 동천자리요 구곡자리라 어디를 넣고 빼기가 어려운 난제다. 걸음 내내 물소리가 우렁차다.
이렇게 큰 소리는 소음이 될 것 같은데, 참으로 자연의 소리는 오묘해서 마음에 스며든다.
잠시도 물과 길이 멀어지지 않는 오솔길은 눈을 물에서 뗄 수가 없게 만든다. 물길과 오솔길이 따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가서 더없이 좋다.
네 번의 물을 건너고서 목적지인 폭포에 닿았다. 높은 폭포는 아니지만 소리만은 우렁차다. 장마에 모인 물들이 낭떠러지로 쏟아지는 장관은 가슴까지 울렁이게 한다.
폭포 옆 수십 명이 둘러앉을 만한 너럭바위에 모여앉아 넋 놓고 햇살에 흰색으로 반짝이는 물보라를 바라본다. 이곳에서 200여 미터만 더 가면 운곡천과의 합수지점이 나온다고 한다.
무엇보다 오는 길을 조금만 다듬으면 훌륭한 둘레길이 되리라본다. 자연치유의 길, 정신수양과 자연공부의 길, 어른들이나 아이들의 체험 길로도 아주 좋다.
가족이 손잡고 걸어도 그리 험하거나 위험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
때때로 변하는 모습은 사계절 언제 보아도 좋을 것이다.
풍광사진과 그림 그리기에도 좋고 화전을 하던 넓은 지역이 더러 있어 캠핑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이 좋은 비경이 우리의 삶의 가까이에 있었는데, 여태까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고장에 이런 무인지경의 자연이 숨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또한 감사한다.

홈페이지 관리자 기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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