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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님의 얼굴에 미소가…

2021년 10월 11일(월) 19:14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신 세 환 - 봉화군노인복지관 관장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매년 10월 9일은 한글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금년 한글날은 훈민정음 반포 575주년이 됩니다. 현대의 정보화사회, 지식기반사회에서 한글의 우수성은 더욱 빛이 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예로 컴퓨터 자판을 사용하더라도 중국어와 일본어에 비해 우리 한글은 그 원리가 참으로 신박하여 사용이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세종대왕께서는 좋은 문자를 만들어 놓으셨을까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문화가 확산되어가면서 한글의 우수성은 더욱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봉화지역과 관련하여 한 가지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 지역에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노인복지관에 근무하는 저는 작년부터 코로나 감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복지관을 휴관하는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코로나 시대에도 우리 어르신들께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었습니다.
그러던 중 “비문해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혹시 “비문해자”라고 들어보셨나요?
‘비문해자’란 글을 전혀 읽고 쓰지 못하거나, 가능하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말한다고 합니다. 통계자료 상의 학력수준 분류로는 무학자에서 중학교 중퇴자까지를 비문해자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지역의 비문해자 비율이 전국에서 매우 높은 수준인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경상북도평생교육진흥원의 자료를 보니 2015년 기준 경북지역의 비문해자 비율이 전남지역 다음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높고, 우리 봉화군의 경우 60세 이상의 비문해자 비율이 32.4%, 무학자 비율이 11.35%로 경북지역에서 영양군 다음으로 2번째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가볍게 여길 수가 없었습니다. 논문 등 여러 연구 자료를 살펴보니, 농촌은 도시에 비해서 비문해 수준이 심각하여 상대적으로 삶의 질이 낮다고 하는데 이는 학습환경이 열악하고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성인문해학습 과정을 통해 비문해 상태를 벗어나면 여러 가지 유익이 있답니다.
우선 긍정적으로 자기인식의 변화와 노년기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답니다.
자신감 있는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가족과 이웃에게서 인정받고 주목받는 존재가 되며,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사회생활이 가능해진답니다. 두렵지 않는 일상생활을 통해 행복하고 소망 있는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신체적으로도 우울이나 치매를 예방하여 치매환자 비율을 감소시킴으로써 국가의 의료 예산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우리 봉화에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이 한 분도 없도록 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앎의 수준”을 향상시켜드림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 드리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다짐하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코로나 시대에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됩니다.
스마트폰 하나와 음성인식 검색 애플리케이션 하나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도 있는 시대인데 그것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한글을 모르시는 분들이 한글을 익히게 해드리고, 한글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드리는 일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목표를 위해 제가 근무하는 복지관과 또 지역의 여러 기관, 지자체와 함께 협력하여 성인문해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학습권을 찾아드리고자 합니다. 여기에 우리 봉화의 지역주민들께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제껏 한글을 모르고도 잘 살아왔다며 한글 배우는 것의 필요성을 부정하시는 어르신들, 한글을 모르시기에 창피해서 배움의 자리에 나가길 꺼려하시는 어르신들, 이제껏 한글 모르는 것을 숨기고 눈치껏 살아오셨기에 늦은 나이에 한글 배운다고 창피함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고, 80세를 넘긴 나이에 돌아서면 금방 까먹을 것을 배워서 뭐하냐고 무관심해하시는 어르신들에게 배움의 시간을 가져보시도록 권유해주시고 응원과 용기를 주십시오.
노인복지관에서는 지역 내에 한글을 전문적으로 가르치실 분들이 부족함을 파악하고 작년에 60명의 문해교육사를 양성하였고, 올해 3월부터 자격을 갖춘 25명의 문해교사 자원봉사자 분들을 통해 가정방문형 한글지도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복지관의 한글반 뿐 아니라 한글을 배우기 원하는 경로당에서 ‘한아름어르신학교’와 ‘글사랑교실’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글을 배우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만 더 많은 지역주민의 관심과 군청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한문, 한자와 통하지 아니하여 그 뜻을 펴지 못하는 백성이 많음에 이를 불쌍히 여겨 한글을 만드심으로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마다 사용하는 데 있어 편안하게 하고자’ 훈민정음을 창제하셨던 세종대왕님의 뜻대로 봉화 어르신들께서 한글을 깨우치심으로 세종대왕님의 얼굴에 지어지는 흐뭇한 미소를 하루 빨리 보고 싶어집니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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