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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마지막 미션(mission)

2021년 11월 14일(일) 18:42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 신 동 환 - 칼럼니스트 (경북도경산교육청교육장 역임, 영남대학교 외래교수)

ⓒ 봉화일보 인터넷뉴스

영화 ‘기적’의 모델은 봉화 원곡 마을의 양원 역 이야기이다.
원곡 마을은 외지로 가는 교통수단이 전혀 없었다. 마을을 지나는 철길이 있었으나 역이 없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었다.
다른 육로 교통수단, 심지어 보부상 길도 없었다. 주민들은 위험한 철길을 걸어 다여야 했다.
철길은 터널이나 철교가 있어 무척 위험하였다. 실제로 철길을 이용하다 10여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또 무거운 짐을 운반 할 때는 기차를 타고 오다 마을 앞을 지날 때 짐을 던져 놓는다. 다음 역에 내려서 올 때 가지고 왔다.
1988년 원곡 주민들은 역을 만들어 달라고 대통령에게 눈물의 탄원서를 보냈다.
간이역 허가를 받았다. 철도청에서 역 만들기를 미적거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삽과 지게를 가지고 역사를 만들었다. 전국 최초의 민자 역이다.
그 후 승객이 없어 폐역 위기에 닥쳐, 주민들이 격일제로 기차를 이용하여 위기를 넘겼다.
이제는 ‘백두대간협곡’이 관광지가 되어 기차 승객도 많아졌고, 도로도 개설되었고, 트레킹코스도 개발되었다.
영화 ‘기적’에는 봉화 출신 배우 ‘이성민’씨가 주연을 맡아, 구수한 봉화 말의 멋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K는 원곡 마을 철길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1974년 학교에 근무할 때이다. 일요일에 교장선생님이 비상소집을 하였다.
“회양목을 캐오세요. 장소는 분천 역에서 승부 쪽으로 가는 철길입니다.” 그때는 교장선생님 말씀이 하느님 말씀이다. 무조건 따라야 했다.
특히 교장 선생님은, 선생님 사택, 학생 통학로, 운동장 확장 공사 등에 직접 앞장서서 일하시는 분이다. 멸사봉공의 정신이 투철하신 분이라 명을 거역할 수 없었다.
일요일, 총각 선생 일곱 명은 괭이나 곡괭이를 하나씩 가지고 분천 행 기차를 탔다. 철로를 걸었다.
철로 주변의 바위 틈새에서 회양목들이 파란 잎을 내밀고 있었다.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괭이를 내리쳤다. 괭이가 바위에 부딪혀 불빛이 번쩍였다. 바위에 부딪히는 반동으로 어깨에 통증이 왔지만, 젊은 열기는 충격을 이겨내었다.
일에 집중하다보니 터널까지 왔다. 아무 생각 없이 터널 속을 걸어갔다. 시시콜콜한 잡담을 했다.
터널을 빠져 나왔다. 철교이다.
약간 주저하다 다른 방법이 없어 그냥 직진했다. 일행은 철교위에서 장난을 치며 걸었다.
이때 기적 소리가 들렸다. 기차 다니는 시간을 잘 모르는 일행은 철교 위에서 위기를 맞았다.
‘아차, 기차가 오는구나. 다리위에서 기차를 만나면 죽는다.’ 일행은 철교 위를 달렸다. 철교 밑의 아찔함도 잊었다.
대피소가 보였다. 일행은 대피소로 뛰어 들었다. 0.01초 차이로 기차가 지나갔다.
바로 그 대피소가 영화 ‘기적’에서 주인공 누나가 떨어져 죽은 곳이다. 그 때 모두 살아난 것은 기적이었다.
K의 기적은 또 있다. K는 1980년 초에, 청량산 밑 조그마한 학교에 근무하였다. 학교 마을에는 하루 두 번씩 외지로 버스가 다녔다.
K의 고향은 같은 봉화군이지만 영주로 돌아 가야했다. 그것도 버스를 실컷 타고, 버스에서 내려 또 걸어가야 했다. 고향 마을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K의 고향 마을 젊은이들이 ‘버스 다니기 운동’을 했다. 관계 기관에 탄원서도 넣고 군청과 버스 회사를 찾아다녔다.
버스회사에서 ‘길이 불편하여 다닐 수 없다’고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도로 정비를 했다.
우여 곡절 끝에 버스가 다니게 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난관이 생겼다. 겨울에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럽다고 버스가 스톱이다.
눈 오는 날은 마을 사람들이 동네별로 구간을 정해놓고 새벽부터 눈을 쓸었다. 어른, 젊은이 할 것 없이 한집에 한 사람씩 부역을 나왔다.
지금 북한 모습이 이러할까? 지금은 고향마을에서 봉화 가는 포장길이 생겼다. 복지 차원에서 승객도 없는 빈 버스가 달리기도 한다.
마을 정류장에 버스를 타러 가는 사람들이 중얼거린다. ‘우리 집 앞에도 버스를 세워주지.’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그 때 청량산 밑 학교 마을에서 명호까지 도로는 ‘잠수도로’였다.
비가 조금만 와도 강물이 불어 도로는 물에 잠겼다. 버스가 다니지 못했다. 버스는 명호 낙동강 다리 위에서 승객을 내리게 했다.
마지막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은 6km 정도의 어둠의 강가를 걸어야 했다. 어둠의 강을 걸을 때면. 어디에서 생겼는지 승객 한 사람이 석유가 든 소주병에 솜뭉치를 넣고 횃불을 만든다.
승객들은 그 사람이 든 횃불을 보고 낙동강 옆길을 걸었다.
“산 밑으로 바짝 붙어 걸으세요. 발을 잘못 디디면 물귀신이 됩니다.”
지금 잠수도로는 훤하게 뚫린 포장길이 되었다. 버스가 시속 70km로 달리고, 도로 옆 강에는 레프팅도 하고, 예쁜 펜션이 화려하다. 기적이다.
우리 민족에게 기적이 연속적으로 내렸다. 마하반야 바라밀(마하반야 바라밀 :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하나 여기서는 ‘크고 밝고 충만하다’로 정의함)이다. 우리는 올챙이 적을 생각 못하는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디서 개구리 우는 소리가 자꾸 들려 불안하다.

홈페이지 관리자 기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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